이전 포스팅은 여기로
이전글에서는 안탈리아 위주로 작성했었는데, 이번 포스팅에서는 안탈리아에서 데니즐리, 데니즐리에서 파묵칼레까지 당일치기로 다녀왔던 후기를 남겨볼까 한다.
파묵칼레 관광 후기
안탈리아 버스정류장 ( 오토가르 ) 에서 버스를 탑승하고 세시간 정도 이동해서 데니즐리 버스정류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데니즐리 버스정류장은 우리나라 동서울터미널이랑 비슷했다. 데니즐리에서 파묵칼레로 들어가려면 돌무쉬라는 봉고차(?) 를 타고 한번 더 이동해야 한다.
23년 7월5일 기준으로 버스 시간표는 아래와 같았다. 사진에서 KRAHAYIT 방면이 파묵칼레 방면이다!
돌무쉬는 데니즐리 버스터미널의 76번 플랫폼에가서 탑승할 수 있다. 버스비는 따로 발권하거나 하진 않고 탑승할 때 기사한테 현찰로 주는 방식이었다. 가격은 기억이 안난다. 왜냐하면 우리는 데니즐리 버스 터미널에서 웬 할아버지를 만났는데, 그 할아버지가 버스비 계산부터 안내까지 무료로 다해줬다. 세상에나.
나랑 친구는 버스 시간표를 확인한 뒤 데니즐리 역 근처에서 밥을 먹고 배차 시간이 조금 남아서 간식거리를 사들고 터미널에 있는 자리에서 고양이랑 놀고 있었을 뿐인데...웬 터키 아저씨가 '웨 아유 프롬?' 하면서 말을 걸었다. ㅋㅋㅋㅋ 그래서 '코리아~' 했더니 아저씨가 기억은 잘 안나는데 서울이 아니라 의외의 지역을 얘기했다. ( 예를들면 충주 .. ? 충주맨님 잘 보고 있습니다.) 그게 웃겨서 몇마디 주고 받다보니 버스시간이 다 되었고, 아저씨는 우리에게 어딜가냐고 물어봤다. 파묵칼레에 간다고 했더니 자기도 거길 간다면서 안내를 해준다고 따라오라는 것이다! 타지에서 경계심 맥스인 나는 ( 게다가 성인 남자니까 좀 무섭기도 했다 ) 속으로는 에엥.. 아저씨 처음에 다른곳 간다고 했잖아여... 를 외쳤지만 옆에 있는 친구는 한번 따라가보자고 했고 우리가 타려고 했던 76번 플랫폼으로 가길래 뭐 방향이 똑같으니까 뭔일이 있겠나 싶어서 그냥 같은 방향인곳까지만 동행하기로 하고 같은 돌무쉬에 탑승했다.
맨 뒷자리에 앉았었는데 '나 - 친구 - 그아저씨 - 모르는사람 - 모르는사람' 이렇게 낑겨서 한 삼십분은 타고 간 것 같다. 나는 계속 말을 거는 할아버지를 애써 흐린눈하며 무시했고 ( 영어로 자기할말만 하고 우리가 말하면 못알아 듣는 것 같았기 때문 ) 친구는 착하게도 계속 호응을 해주고 있었는데... 구글 gps 는 도착하려면 좀 더 가야한다고 말했지만 아저씨가 더 좋은 곳을 알려준다고 내려야 된다고 엄청나게 강추해서 얼떨결에 따라 내리게 되었다. ( 지금 생각하면 좀 위험해보이는데 유동인구도 많았고 관광지라서 별 생각이 없었다. )
ㅋㅋㅋㅋ 이때부터 할아버지가 한걸음 갈 때 마다 있는 상점에 들리면서 안부인사도 하고 자꾸 뭘 얻어왔다. 물도 얻어오고 ㅋㅋㅋ 간식도 얻어오고 ... 웬 비닐봉지도 얻어오고 화장실도 쓰게 해줬다. 글로 적으니까 별로 안웃긴데 처음에는 뭔가 싶다가 나중에는 이 아저씨가 얼마나 인싸인지에 대해 신기해하면서 감상했다.
보통 파묵칼레 검색하면 북문 ? 남문 이런식으로 입구가 두개라고 뜨는데 나는 LowerGate 로 입장했다. 여기로 입장하면 파묵칼레를 아래서 위로 이동하면서 볼 수 있다. 결과적으로는 아주 만족 했다.
정확한 위치가 기억 안나서 기념사진 찍었던 곳 좌표를 찍어 왔다.
대부분의 관광객이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면서 보더라. 위쪽은 물도 거의 없고 하얗지도 않아서 안예쁘다. 단체관광객이든 한국인이든 위쪽에서만 마주치고 아래쪽엔 터키 현지인들만 바글바글 했던걸로 봐선 이쪽으론 잘 안가는 모양이었다. 혹시 이 게시글을 보는분이 있다면 이쪽으로 입장하는걸 추천한다!
파묵칼레 입장료를 내는데 할아버지가 내국인 프리패스쿠폰? 같은걸 보여주고 우리는 외국인이라 비싸게 줘야 한다며 대신 슬퍼해주기도 했다.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우리가 계속 의심하면서 돈 없다니까 지갑을 열어섴ㅋㅋㅋ 자기 카드랑 현금 다발을 보여주며 리치 하다고 걱정말라고도 해줬다.
입장권을 구매하고 들어가면 굉장히 미끄럽기도 하고 물이 많아서 신발을 벗고 맨발로 이동했다. 이 때 자기가 얻어온 봉투를 자랑스럽게 자랑하면서 신발을 담으시더니 다른 사람들은 손에 신발을 들고다니지 않냐고 굉장히 뿌듯해하셨다. 우리 신발도 자기가 다 들고 다녀주셨다 ㅠㅠ. 이쯤 되니까 처음에 이상한사람이라고 의심한게 미안할정도였다.
그래서 우리가 봤던 파묵칼레는 이런 모습이었다! 기대를 안해서 그런지 몰라도 생각보다 예뻐서 굉장히 만족했는데, 위로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이 모습이 아니다. 하얗지도 않고 그냥 돌에서 물이 흐르는 느낌...? 흐르는 물도 별로 없었다.
아래쪽에선 현지인인지 관광객인진 모르겠지만 목욕하는 사람도 제법 있었다. ( 우리는 당일치기 이기 때문에 스킵했다 )
파묵칼레에 가기전엔 반드시 선크림, 양산, 모자, 선글라스등은 필수다. 개인적으로는 미끄럽기 때문에 양산보다는 모자를 추천한다! 하얗기도하고 날씨자체가 엄청 덥기 때문에 살이 익는게 그대로 느껴진다. 나랑 친구는 선스틱을가져가서 숨쉬듯이 덧발랐다. 덕분에 생각보다 많이 타지 않았는데 안가져갔으면 정말 큰일 났을 거라고 생각한다. 물도 가져가는 걸 추천한다! 아래에서 위에 올라갈 때까지 생각보다 꽤 걸린다 20분 내외..? 그늘 없는 땡볕이니 수분 섭취를 자주 해서 여행 중 일사병을 피하도록 하자.. 우리는 할아버지가 사준 물을 열심히 마시면서 갔다.
할아버지가 정상에서 차도 사줬다. 터키에서는 차를 대접하는 문화가 있다면서 우리나라에 와줘서 고맙다고 하셨다 ㅠ_ㅠ. 감동.. ( 그렇지만 엄청 더운 날 뜨거운 차를 주셔서 조금 당황스러웠다 ㅎ... )
조금 쉬다가 뒤쪽으로 가면 박물관도 있고 히에로폴리스 온천도 구경할 수 있다. 히에로 폴리스에서는 수영하던 사람이 많았는데 우리는 여벌옷이 없어서 구경만 했다.
이 정도 관광을 하니까 오후 세시가 넘어갔다. 할아버지가 강력추천했던 한 곳이 더 남아 있었지만 안탈리아로 너무 늦지 않게 도착하고 싶었기 때문에 버스 예매내역을 보여주고 미안하다고 가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할아버지는 엄청 신나 보이셨다가 굉장히 시무룩해지셨다.
마음이 아팠지만... 일본 싱가포르를 제외하고 해외에서 밤늦게 돌아다니고 싶진 않았기 때문에 왔던 길을 그대로 되돌아가서 다시 데니즐리 버스 정류장으로 이동하는 돌무쉬를 탑승했다.
무사히 데니즐리 버스 정류장에 도착해서 안탈리아행 버스를 타려고 기다리는데 할아버지가 버스 창구까지 가서 버스시간표도 한번 더 확인을 해주고 계속 같이 기다려주셨다. 지금 생각하면 참 감사한 일이지만 그때는 계속 경계 중이었기 때문에 이 할아버지가 우리에게 무슨 해코지를 할까 싶어서 ( 왜 안 가는지 엄청 궁금했었음 ) 날이 선 상태였다. 게다가 정각에 딱 맞춰 오던 버스가 30분이 지났는데도 오지를 않아서 나의 불안감은 최고조를 향해 치솟았고... 할아버지에 대한 의심은 점점 커졌다 ㅋㅋㅋㅋ ( 할아버지가 옆에서 같이 걱정해 주다가 버스 회사 창구로 가시더니 연착 됐다고 말해주고 탑승 플랫폼을 알려줬는데 그게 믿음이 안 갔다; )
와 안탈리아로 오늘 못 가는 거 아닌가 싶을 때쯤 버스가 도착했다. 정말 그냥 연착이었다. 할아버지는 내가 끝까지 의심한 게 너무나도 죄송스러워지게도 마지막에 굿바이 선물이라며 펜도 한 자루씩 주셨다. 죄송해요 아조시...
갈 때는 약 세 시간 정도 걸렸던 이동시간이 차가 막혀서 그런가 네 시간이 넘게 걸렸다. 버스 안에서 자다가 일어났는데 옆자리에 터키 소년이 나보고 한국사람이냐고 말을 걸었다. 맞다고 했더니 혹시 비티에스를 아냐는 거다. 그러면서 자기 여동생이 BTS의 지민 빅팬이라며 과자를 나눠줬다. 이때 얻어먹은 과자가 맛있어서 마트 가서 보이는 족족 사 먹었다. 해바라기 그림이 그려진 주황색 과자인데... 오렌지시럽이랑 초콜릿이 섞인 지파이는 낌의 과자인데 맛있었다. 이 친구랑 왓츠앱으로 친구도 하고 심심해서 구글번역기를 통해서 대화하고 있었는데 뒤에 앉아있던 버스 직원이 자기도 왓츠앱을 공유하자고 하길래 별생각 없이 받아 줬는데 갑자기 자기 셀카를 서너 장 보내면서 나보고 여자친구가 있냐고 물어봤다. 너무 웃겼는데 번역오류인 것 같아서 결혼해서 애도 있다고 거짓말로 답장해 줬다. 친구가 옆에서 보더니 여자친구 많다고 해줬어야지 ~ 하면서 아쉬워했다.
버스 연착 때문에 안탈리아에 도착했을 때는 해가졌다. 버스터미널에서 숙소까지 택시를 탈까 하다가 돈 아낄 겸 버스회사에서 제공하는 시내로 가는 무료 셔틀이 있다길래 그걸 탔는데 ( 이것도 돌무쉬처럼 생긴 작은 버스를 태워준다 ) 영 이상한 곳에서 내려줬다. 택시를 잡으려고 했지만 필요할 때 안 보인다고.. 호출 버튼을 못 찾아서 그냥 시내버스를 타려고 기다렸는데 버스 정류장의 카드를 충전하는 곳에서 트램 탈 때처럼 일회용 카드를 구매하려고 했더니 구매가 안 됐다. 친구랑 둘이서 멀뚱멀뚱 서있으니까 친절한 터키 남학생이 그냥 자기 카드를 주고 버스 찍고 타라고 해줬다. 파묵칼레 할아버지부터 버스 안의 BTS 친구, 안탈리아의 버스카드 남학생까지 모두 외국인에게 대가 없는 친절을 베풀어줘서 너무나도 감사했다.
안탈리아 시내 맛집 추천
순서가 꼬였는데, 안탈리아에서 4박 5일 일정은 다음과 같았다.
첫날 오후 안탈리아 도착
둘째 날 안탈리아 시내 관광/해수욕
셋째 날 데니즐리로 이동해서 파묵칼레 당일치기
넷째 날 콘얄티해변에서 해수욕
다섯째 날 새벽 4시에 체크아웃
이전글에서 파묵칼레에 대한 내용을 일정순으로 쓰는 것보다 지역별로 나눠 쓰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콘얄티 해변보다 이 글이 나중에 작성되게 되었다. 오늘 추천하는 안탈리아 맛집은 마지막날 밤에 먹었던 음식점인데 양고기꼬치가 여행 중에서 손에 꼽게 기억날 정도로 엄청 맛있었다.
자세한 위치는 구글맵 좌표를 첨부하니 꼭 방문해 보기를 추천한다! ( 닭고기도 먹을만했는데 양고기가 진짜 냄새도 안 나고 부드럽고 맛있었다 )
- Pastorale restaurant
- https://maps.app.goo.gl/wHznrMetSHmcVcGH6?g_st=ic
다음 글은 안탈리아에서 뜬금없이 프랑스 리옹으로 이동하게 된 글을 이어 써볼 예정이다.
누군가에게 오늘 남긴 글이 도움이 되었길 바라며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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